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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

캐나다의 연말 회식 (2015년)

안녕하세요, 한인캐 엉클찐입니다. 오늘은 캐나다 직장의 회식이 한국의 회식과 어떻게 다른지 소개하려 합니다. 보시고 어떻게 다른지, 어떤 점은 부럽고 어떤 점은 아쉬운지 댓글로 같이 공유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네요.


캐나다도 연말이 되면 크리스마스 준비에 각종 이벤트로 바쁜 나날을 보내게 됩니다. 저희 회사의 경우 오늘 얘기 드릴 연말 총 결산 회의 및 부서 회식이 있고요, 고객들에게 고마움을 표시할 이메일 카드도 보내야 하고, 연말 연휴 사무실 휴업도 안내해야 합니다. 업무 외적으로는 부서 사람들이 작은 초콜릿이나 사탕을 많이 나눠줘서 먹을게 넘쳐나서 좋더라고요. 😁

 

한국에서 사회 생활을 오래 하진 않았지만 캐나다와 가장 두드러지게 다른 것 중 하나가 회식 문화라고 생각합니다. 한국에서는 회식이 보통 업무가 끝난 뒤에 이루어지고, 소주나 맥주 등으로 한 해 동안 고생했고 앞으로도 잘해보자는 의미로 건배사를 읊는데요, 문제는 이게 술이다 보니 이런저런 문제가 생기기도 하고, 술을 싫어하는 사람에겐 고역일 수도 있습니다.

 

캐나다도 회사마다 다를 수 있겠지만, 제가 일했던 곳은 모두 업무 시간 중에 회식을 합니다. 덕분에 빨리 마친적은 있어도 늦게 마친 적은 없네요. 다만 회식으로 사무실 문을 자주 닫기가 좀 그래서인지 보통 연말 총 결산 회의 및 회식 명목으로 사무실을 하루 종일 닫습니다. 오전 내내 회의를 하고 점심때쯤 근처 식당에서 모이는 거지요.

 

구체적으론 이렇습니다. 보통 업무시간이 8시 반부터 4시 반인데, 점심 때 쯤 회식을 시작해야 하니 그 날은 8시에 회의장에서 모입니다. 작년엔 다른 도시에 있는 회의장을 빌렸는데 올해는 그래도 회사 근처여서 좋았습니다. 가면 머핀, 크루아상, 과일과 커피 등 간단한 요깃거리가 준비되어 있고 회의 중간에 얼마든지 더 먹을 수 있습니다.

 

이번 회의는 주로 한 해 동안 있었던 많은 변화에 대한 내용을 다루었습니다. 저희 사무실이 인원이 많이 늘어서 소통이 잘 안되는 점, 같은 일을 여러 사람이 다르게 하는 것 등을 다루었고, 내년에 어떻게 할지도 알아보았습니다. 중간중간에 보스가 고객이 늘었다는 소식을 강조하며 좋은 분위기를 이끌어나갔습니다.

 

1시쯤 회의를 마치고 각자 식당에서 1시 반까지 모이기로 합니다. 나중에 바로 집으로 가고 싶은 사람들은 자기 차를 가지고 가고, 회사로 돌아오거나 근처에 사는 사람들은 합승해서 갑니다. 5분 정도 거리에 식당이 있네요.

 

Kelsey's 레스토랑 입구

도착해서 자리 잡고 주문을 하는데 일단 술 종류는 아무도 주문하지 않네요. 물이나 차뿐만 아니라 콜라, 사이다, 아이스티 등 원하는 것을 시킬 수 있습니다. 이 부분은 조금 애매한 게 캐나다라서 술을 안 마시는 건지, 점심때라 안 마시는 건지 아직도 모르겠습니다. 회식은 항상 점심때였거든요. 가끔 보스가 와인을 사서 다 같이 한 잔 마시기도 합니다. 올해도 보스가 여기저기 물어보는 데, 다들 별 생각이 없는 것 같네요.

 

메뉴는 파티 메뉴라고 따로 주는데 종류가 많지 않습니다. 간단한 과자가 애피타이저로 들어가고, 샐러드, 파스타, 피타 랩, 치즈 버거 중 각자 원하는 메뉴를 하나 시킵니다. 디저트가 없어서 조금 아쉽더라구요. 저는 Fettuccine라는 파스타를 시켰습니다.

 

먼저 음료가 나오면 보스가 건배를 권합니다. 각자 다른 음료로 잔을 마주치니 색다른 느낌이 났습니다. 원래 건배가 서로의 술을 섞기 위한 것으로 알고있는데 여기서는 안 섞이게 조심해야겠더라고요. 

 

동료들과 주로 크리스마스와 연말에 뭘 할건지 얘기하면서 음식을 폭풍 흡입하고, 3시 반쯤 끝날 때가 되자 다시 보스의 건배사가 있었습니다. 고맙고 앞으로도 잘해보자 등등. 그때부터 하나둘씩 자리를 일어납니다. 저도 집에 오니 4시가 조금 안된 시각. 처음으로 집에서 와이프를 기다려보네요. 저녁때까지 배가 불러 결국 저녁은 안 먹고 일찍 잠들었습니다.


한 가지 덧붙이자면 하루 종일 일을 안 한다고 부러워하실 수도 있을 것 같은데, 막상 다음날 가보면 이메일, 보이스 메일 등 일이 더 쌓여있습니다. 😫 그렇게 마음 편히 즐길 수는 없더라고요.

 

크리스마스 & 연말 연휴도 회사마다 다르겠지만 저희는 올해 12월 24일 오전까지 근무하고, 1월 4일에 다시 문을 엽니다.